진균성척추염과 통증, 피로

'진균성 척추염' 국내 첫 보고
[문화일보 2004-09-09 ]

아산병원 "3명치료-1명 치료중"

각종 암 등 중증질환 치료를 받은 뒤 인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곰팡이균(진균)이 허리에 침투,
염증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진균성 척추염'이 최근 국내에 처음 보고돼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특히 중증질환 치료중이거나, 완치판정을 받은 뒤 원인불명의 후유증으로 사망한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진균성 척추염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국내 의학계가 긴장하고 있 다.

서울 아산병원 신경외과팀은 지난 4월 대한신경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진균성 척추염 환자 3명의 치료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현재 1명의 환자를 치료중이라고 9일 밝혔다.

진균성 척추염은 증세가 악화되면 곰팡이균이 혈액 속에 침투해 패혈증으로 발전,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병원에 따르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50대 환자 A씨는 지난해 12월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은뒤 병원으로부터 완치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이 발생, 처음엔 종양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것으로 진단받았으나
진균 배양검사 등 정밀조사결과 진균성 척추염 판정을 받았다. A씨는 현재 항진균제 투여 를 받고 증세가 호전돼가고 있다.

항진균제는 독성이 강해 간과 신장을 해칠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신체 기능검사를 하면서 약물을 투여해야 하며,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부담이 크다고 신경외과팀은 밝혔다.

병원측에 따르면 학회에 보고된 3명의 환자는 각각 폐암, 교통사고 중상, 폐수술을 받고난뒤 진균성 척추염 판정을 받았다.
이 병은 3~4개월 항진균제 투여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지만 의학계에서도 워낙 생소한 병이어서
다른 병으로 오진할 우려가 높아 치료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많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진균성 척추염은 국제신경외과학회에 60여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병원 전상룡 교수는 “평소 곰팡이균은 피부염, 질염 등을 일으키지만
갈수록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치료가 많아지면서 인체내에 침투해 이 질환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건강한 사람은 문제될게 없지만 특히 암수술을 받은 사람, 중환자실에서 장기치료를 받은 사람,
마약투여자 등은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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