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있는 체질이야기 >
음식 꼭 가려먹어야 되나
세간에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푸른잎 채소,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고 육식은 피해야 된다는 사람도 있으며, 육식을 해야 된다는 사람도 있고, 자기 몸에 필요한 것이 당기므로 먹고 싶은 대로 먹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일반인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난감하리라고 본다.
야생동물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 해로운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공해 등으로 병사하기도 하지만, 원래 야생동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병사하지 않고 자연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본능적으로 먹고 싶은 대로 먹으니까 건강하다는 것이다.
초식동물의 경우 젖뗀 후 바로 본능적으로 어떤 풀은 먹어야 하고, 어떤 풀은 먹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며, 어떤 동물은 다쳤을 경우 상처에 효과가 있는 풀을 본능적으로 찾아서 먹는다고 한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원래는 인간에게도 자기에게 알맞은 음식을 본능적으로 아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몸이 아주 정상적으로 건강할 때는 이러한 능력도 정상적으로 발휘되므로 자기에게 맞는 것이 주로 먹고 싶어지지만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몸의 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이러한 능력도 떨어지므로 반드시 자신의 몸에 필요한 것만이 당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몸이 나쁜 만큼 해로운 것이 더 먹고 싶어지고 더 당기는 수가 많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흔히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데 어떤 음식이 몹시 먹고 싶어서 먹었더니 그만 탈이 나서 병이 나거나 병이 악화되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병이 나려거나 병이 악화되려면 유달리 해로운 것이 많이 당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몸이 좋지 않을 때는 음식을 체질에 맞게 가려먹는 것이 좋다.
몸이 몹시 피로하다면 더 피로하게 하는 물질이 당기는 수가 많다. 몸이 좋아지려고 할 때는 좋은 음식이 당기는 수가 있는데, 어떤 음식이 먹고 싶어진다면 좋으려고 당기는 건지, 나빠지려고 당기는지 사실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에 자신의 체질에 맞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이러할 때 판단하기가 쉬워진다. 자신에게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미리 알고 있으니까.
체질을 모를 때는 함부로 가려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냥 골고루 먹는 것이 손해보지 않는 방법이다. 체질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소식해야 하며,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좋고, 싱겁게 먹으며, 저녁 늦게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은 누구나 경험한 바를 남에게 말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 자신이 육식을 금하고 푸른 채소와 생선 위주 식생활을 하여 몸이 좋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그대로 자신이 한대로 하면 좋다고 권한다.
(참고로 채식을 주장하는 이상구 박사는 육식이 해로운 태양인이다) 또 자신에게 육식이 좋았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육식을 권하기 쉽다. (참고로 육식을 주장하는 허정 박사는 육식이 좋은 태음인이다) 자신에게 좋다면 모든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아주 건강한 사람이라면 구태여 음식을 특별히 가릴 필요는 없으며, 단지 자신에게 해로운 것이 무엇이며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만 하면 된다. 몸이 좋지 않으면 가려먹는 것이 좋으며, 병이 심할수록 가려야 한다. 해로운 것이 당길 확률이 많기 때문이다.
류주열 동성한의원장 <전 현대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