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치료한 사례

  45세의 여자 환자로 집안도 화목하고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환경인데도 평소에 자주 우울해지고 왠지 슬퍼서 눈물이 나온다고 하였다. 고등하교 3학년과 2학년에 다니는 두 아들이 있어 수험생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가도 낮에 홀로 있는 시간이면 우울증이 나타났다.

  진찰침대에 누워 맥을 보고 몇 가지 문진을 하려는데 눈물부터 눈앞을 가려 제대로 대답하기도 힘들었다. 잠시 진정을 시키고 나서 진찰을 해보니 목양체질로 판명되었다. 보통 목양체질은 외견상 점잖고 차분하게 보이고 말수가 적으며 체형도 둥글둥글하니 살집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 환자의 경우는 얼굴에 살집이 적고 전체적으로 말라 보였다. 젊었을 때도 살이 찐 적이 없었으며 평소 입맛이 없고 항상 기운이 없다고도 했다.

  간혹 외출하여 사람들과 만나서 즐겁게 대화를 하다가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귀가 먹먹해지면서 기분이 나빠지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혼자 집에 돌아와야 했다고 한다. 때론 이유 없는 불안감이 엄습하여 집안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안절부절못하기 일쑤였다.

  목양체질은 간의 기운이 왕성하여 정신적으로 우울해지거나 반대로 번조(煩燥, 가슴이 답답하고 가슴속에서 열이 나는 것같이 불안하여 안절부절못하는 증상으로 한방에서는 주로 화(火)로 취급하여 다스린다. 이러한 한(寒), 열(熱)의 개념은 서양의학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동양의학의 독특한 개념으로 인체는 소우주라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실제 임상에 적용된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첫날은 간(肝)기운을 억제하는 체질침을 놓았다. 이틀 후 내원한 환자는 머리가 무겁던 것이 약간 가벼워진 듯하다고 했다. 나는 첫날과 동일한 치료법으로 시술하였다. 3회 시술한 후 차츰 마음이 안정되는 것이 느껴진다고 했다. 얼굴표정도 꽤 밝아 보였다. 2주정도 지난 후에는 대화하는 목소리에 조금 힘이 생겼고 명랑해 보였다.

  이 우울증은 초기 치료에 많은 효과를 보이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가끔 본래의 증상들이 다시 나타나지만 치료 과정 중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고 재발할 조짐은 아니다. 그 동안의 치료경험으로 보아 이는 치료 효과가 후퇴하는 게 아니고 일시적인 신체의 반동 현상이라고 보여졌다.

  그 후 5주 정도의 치료를 더 받고 나자 일상생활에 불편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체질에 따른 섭생법과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일러드리고 치료를 종료하였다.

  6개월이 지난 후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예전과 비슷한 증상들로 그 환자가 다시 내원하였을 때는 3회의 치료만으로 곧 안정이 되었고 그 뒤로는 재발하지 않았다.

'8체질건강법'중에서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