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도 유행이 있는 것 같다. 10여 년 전 유행처럼 세상을 휩쓸었던 간염에 대한 공포는 잠잠해지고 어느 정도 생활환경이 윤택해져 노인인구가 증가하자 골다공증이란 병이 새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어느 병원에 가도 골다공증이란 진단이 나오면 약을 잔뜩 안겨주는 실정이고 칼슘제제가 불티나게 팔린다.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의 검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내원하는 나이 많은 환자마다 골다공증 검사를 받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한다.
여기에 웃지 못할 일화를 한 가지 소개하려 한다. 64세의 할머니 환자가 허리가 아프다며 내원했다. 치료를 세 번 정도 했으나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그러자 이 할머니는 아픈 곳에는 침을 놓지 않고 치료시간도 짧다며(체질침의 시술시간은 거의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처음부터 의심스럽게 생각하더니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오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한 후 일주일쯤 뒤에 다시 왔는데 검사결과 골다공증으로 나타났다며 검사결과를 알고 나니 공교롭게도 더 아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퇴행성과 활력방을 사용하여 10회 정도 치료하였고 그 할머니 본인의 자각증상이 크게 호전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진찰한 체질만 틀림없다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한 번 더 골다공증 검사를 하라고 했다.
그 후 일주일쯤 지나서 그 환자가 다시 내원했는데 골다공증 검사 결과 골밀도가 다른 노인들보다 훨씬 높았다며 그 소리를 들으니 허리의 통증이 사라지더라며 좋아했다.
과연 이 할머니의 허리는 골다공증 검사가 고쳤는지 아니면 체질이 고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약보와 식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골을 채워주는 힘이 있는 침보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일이며 옛말에 일침이구삼약(一針二灸三藥 : 첫째가 침이요, 둘째는 뜸이요, 셋째가 약이다)이란 말도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8체질건강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