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이 마비된 미혼 여성

  약 3주 전쯤의 일이다. 30대 초반의 아름다운 미혼 여성이 진료실을 찾아왔다. 그녀는 고등교육을 받은 디자이너였는데 얼굴의 반쪽에 마비가 와서 눈이 완전히 감기지도 않고 얼굴과 입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음식물이 자꾸 낀다고 호소했다. 이 여인은 혹시 완전 회복이 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고 내심 걱정하는 기색이 완연했다. 하긴 누구라도 이병에 걸리면 당황하게 마련이다. 인간의 표정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관인 이목구비에 이상이 나타나므로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일단 환자를 안심시키고 진료대 위에 눕게 하여 진찰을 하고 나서 체질맥을 진맥하였다. 이 환자는 육식을 하면 몸에 해가 많은 금음체질이었다. 일단 체질침을 놓아준 뒤 이튿날  다시 오라고 지시하고 육식을 금지시켰다.

  안면신경마비는 뇌에서 발생하는 중풍과는 발생기전이 완전히 다르다. 중풍은 뇌조직 내의 혈관이 파열되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혀서 소통이 안 되어 발병하는 뇌경색으로 크게 구별된다.

  중풍은 사망율도 높고 후유증이 심각하여 성인이면 한번쯤 걱정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안면신경마비 즉, 구안와사(口眼와斜)라는 병은 중풍처럼 중추성이 아니라 말초성이므로 훨씬 덜 위험한 병이다. 다만 발병 초기에 신체의 가장 중요한 부위인 얼굴에 이상이 오고 보기에 흉하므로 환자 자신에겐 대단한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치료시기만 놓치지 않으면 대개는 4, 5주 지나 회복이 되며 큰 후유증도 없다. 다만 발병되어 수개월이 지나도록 차도가 없는 경우엔 완전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안면신경마비, 중풍 등 모든 마비성 질환은 발병한 후 얼마나 빨리 훌룡한 의사를 찾느냐가 중요하다. 즉, 발병하여 최초로 만난 의사가 치료의 키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내게 찾아온 이 여성은 자기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의 소개로 왔는데 다행히 치료 경과가 좋아서 지금은 안면신경마비 치료는 종결하고 그녀의 본병인 금음체질의 대장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안면신경마비만 해도 그 치료법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이는 내관혈에 뜸을 떠서 진물이 나도록 고통을 당하는가 하면, 얼굴에다 수십 개의 침을 꽂아 진땀을 흘리는 이도 있고, 또 동쪽으로 뻗은 대추나무 가지를 꺽어 입에 걸어서 돌아간 입을 당겨주는 이도 있고, 귀중한 얼굴에 쑥뜸을 강하게 떠서 상처로 고생하는 이도 보았다.

  물론 환자 자신이 현명하게 치료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안면신경마비가 심하게 온 경우라면 눈꺼풀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므로 눈동자의 건조를 막기 위해 안대를 해주는 것도 좋다.

  그러나 역시 체질에 맞는 약과 음식으로 조절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8체질건강법'중에서

앞으로